올 가을엔.....
좋은 버릇 만들기 -경부이어달리기를 구실로
걸을 땐 아직도 왼쪽 정강이 안쪽이 쫌은 당겨 옵니다.
별 연습도 없이 땐땐한 아스팔트를 쿵쿵 눌러댔더니
숏다리 연결부 관절 고놈이 꽤나 놀랐던 모양입니다.
모교를 사랑하는 마음에 앞서 개인적인 욕심으로
달리기를 시작했고 서울부산이어달리기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식탐이 가당찮고 그 양 또한 대단한
저에게 팽팽하게 부풀기만 하는 육신주머니의
바람을 빼기에 가장 적합한 꼬질대가 바로 "달리기"
임을 깨닫고 이어달리기 행사 약 2개월 전부터 사-알 살 집 앞을 달렸었죠.
대오에 섞여 달리던 중에 오만 잡담과 신소리가 이어지며
귀를 세우게 하는 데,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모두 다 개성고 주자들이었습니다.
기냥 달려도 되죽을 판인데, 농을 주고받으며 마치 술자리에 앉아서 이바구하듯 하드만요.
그러한 이바구가 중요한 것은 아니구요,
문제는 그렇게 농담을 주고받으며 분위기를 주도하는 개성고 주자들의 면면이었습니다.
그들 대부분이 사오십대 였거든요.
그리고 그 숫자도 우리 동문에 비할 바는 아니었구요.
우리는 예의 노장 달리미 선배님들이 올해도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계셨습니다.
올해 새로운 얼굴을 드러낸 동문은 없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반대로 작년에 비해 그 숫자가 줄어든 듯 싶더만요. 동창회 차원에서
주최한 행사라고 하는데, 그 취지가 빛바랜 것 같기두 하고요.
왜 있잖아요?
인간에게는 비교의 습성이 있는듯 합니다.
목욕탕에 가서도 우리 남자들은 안보는 척 하믄서
그 놈 거시기를 흘끔 곁눈질 하면서 내 것과 비교하지 않습니까.
경이달은 우리가 먼저 시작했고, 뒤 늦게 개성고가
합류했는데, 어제의 분위기로만 볼 때는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양교 주자를 2열 종대로 늘였을 때 개성고 거시기 길이에 비해 우리 동문의
거시기 길이는...
굳이 긴 거리를 뛸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조금씩이라도
품앗이하듯 여러 동문이 교대해 가면서 가을 들길, 황금 나락 밭을 뒤로
하며 지구를 내 두발로 회전시킨다는 기분을 느껴봄이 어떠하신지요?
"경이달"은 마라톤이 아닙디더.
그저 한데 어울려 빠른 발걸음으로
가을 시골길을, 읍내의 아지매를,
소학교의 어린애를, 우리에 갖힌 소들을,
그리고 저 먼 가을 산의 색동옷을 카메라 줌인 하며 감상하듯이
멀리서 그리고 가까이서 즐기는 그러한 놀이이자 가을 축제인 것을
당장 근처의 운동장이나 둔치로 나가 보시죠.
좋은 습관(good habit)의 첫 경험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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