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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정전께서 보내준 사진을 보며

2016-02-24 · 조회 3,472

 
운정전 구순을 축하드리며
김종필 前국무총리가 보내준 사진 1장과 함께...
 
자민련 총재로서 DJP 연합내각의 국무총리로써 전방 횃불교육장 시찰현장에서
맨 왼쪽 정석모 내무장관, 여성부장관, 애태섭과기처장관, JP 등
맨왼쪽에서 두번째 필자 본인인 박영권(44).
 
어두운 한국정치판을 비추는 횃불을 들었던 운정전 김종필 前국무총리의
역사가 대한민국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중앙일보 소이부답(笑而不答) 시리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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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년 반려’와 이별… “평생 한 여인만 보고 살았다”
김종필 前국무총리

25일 오후 김종필(JP·얼굴) 전 국무총리는 충남 부여의 가족묘역에 마련된 부부 합장 납골묘에 평생의 반려자였던 박영옥 여사를 묻었다.

JP는 그 자리에서 “여러분이 저희 부부를 사랑해 주셔서 오늘이 있게 됐습니다. 희망찬 내일이 되길 바라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긴 뒤 서울 청구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90세 노(老)정객은 그렇게 ‘3김 시대’ 이후 본의 아니게 여론의 주목을 받은 뒤 조용히 물러났다.

JP는 ‘이 시대 마지막 로맨티시스트’라는 애칭까지 붙을 정도로 장례가 치러진 5일 내내 ‘순애보’를 보여줬다. 그는 “다른 여자에게 눈길 주지 않고, 평생 한 여인만 바라보고 살았다”며 애틋한 사랑을 감추지 않았다. 6·25전쟁 때 결혼한 JP는 64년 전 결혼식 때 나눠 꼈던 낡은 금반지를 목걸이로 만들어 고인의 목에 걸어줬다.

JP의 순애보에는 35세에 중앙정보부장, 45세에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국무총리, 외유 등 굴곡의 현대사를 함께 헤쳐온 박 여사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 사랑이 묻어 있다. JP는 내로라하는 정객들의 조문을 받으면서 정치에 대한 조언을 마다하지 않았다. 현재의 정치 지형을 만든 1990년 3당 합당과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과정을 언급하면서는 내각제에 대한 소신을 역설하기도 했다. 불쑥 농을 던지며 조문객들을 웃지도 울지도 못하게 할 때는 범인이 쉽게 얻을 수 없는 연륜이 자연스레 느껴졌다. “정치는 허업(虛業)”이라며 후배 정치인을 질타하기도 했다.

박 여사의 장례식을 마친 JP는 26일 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반려가 죽었으니 그 사람 여명까지 내 생명에 보태서 살려고 해요. 2, 3년은 더 살게요”라고 건강을 염려하는 조문객들을 안심시켰던 JP가 약속을 꼭 지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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